







Mickey's Music & Book, Life
♪∬ Music Hol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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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신원
미키‿.。🜸(@dhrdu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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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4-13 09:21
정태춘 (1954~) 박은옥 (1957~)
정태춘은 1978년 시인의 마을로 대중들과 눈 맞춤을 시작으로
싱어송 라이터, 시인, 사회 운동가로서 한국적인 서정미와 감성이
들어가 있는 음악을 선사해 주고 있다
박은옥 역시 1979년 윙윙윙, 회상으로 데뷔 포크계의 한 획을 그었고
남편인 정태춘과 듀오곡으로 담백한 정적인 음악을 보여주었다
정태춘, 박은옥은
김민기 양희은등으로 이어지는 음유시인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면서
토속적인 노랫말로 포크음악의 삶의 현실을 정확한 의식과 진보적인 가치로
음악 안에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정태춘의 시인의 마을은 사전 검열에 의해 가사가 일부 바뀌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었는데 아무튼 정태춘만이 가지고 있는 섬세하고도 독특한 미학이 있다
정태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민중가수라는 꼬리표도 어쩌면 저항적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인의 마을
창문을 열고 음-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때 지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 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에 장단을 쳐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빗긴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지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동무 돼주리오 걸인 시인의 벗 돼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빗긴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 테요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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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3-04 13:56
김애란의 문체는 현학적인 난해함이 지배적이지도 않고 단순하거나
가볍지도 않은 무게감이 있다
신경숙처럼 사적인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풀어내면서 건조하지만
그 속에 따스함이 배어있는 서사와도 일맥상통 한다
김애란의 소설집에 드러나는 주인공들은 자신의 비관적인 처지를
부정하지 않고도 긍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녀가 자주 모티브로 삼는 출생과 성장에 관련된 주제의식을 보더라도
삶을 유기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원망보다 오히려 그 상황을 끌어안고 가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 소설집에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자신을 버렸다는 정신적 상처보다
실종되었다고 믿는 바도 어쩌면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떠오르기 싫어 의도적으로 현실을 번역한 거 아닐지.....
아버지를 향한 원한이 아닌 연민에 가까운 위로와 안심을 얻으려는 모습은
스스로를 강인하게 만들려는 충분한 자가당착적 의도라 볼 수 있다
『달려라, 아비』에서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버리고 떠나버린
매정한 존재이지만 딸은 그를 결코 원망하지 않는다
어머니와 자신을 두고 도망간 아버지에게 상상으로라도 복수를 꿈꾸거나
저항하는 징후조차 전혀 없다
그저 생물학적 아버지가 무작정 달리는 모습만을 상상하는 것이다
더욱이 어머니인 그녀 또한 삶을 웃음으로 승화하여
택시 운전사를 하면서도 욕설을 해대며 씩씩하게 잘 살아낸다
아버지의 부재가 주는 삶을 다른 방식으로 긍정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새로운 자각 의지가 아닐까 한다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역시
아버지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나타난다
불면으로 고생하는 주인공은 밤마다 자신이 잠 못 드는 이유를
하나하나 알아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쓸데없는 생각이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의 고리를 끝내 끊지 못한 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잠을 자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보았지만 ‘나’가 오히려 낯설게만 느껴지는
와중에 아버지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며칠만 묵어가자고 부탁하면서 딸의 방에서 종일 텔레비전만 보며
딸의 불면을 부추기까지 한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 아버지는 다른 여느 아버지와 같은 그 존재감이
딸과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김애란의 소설은 왜 이처럼 아버지에 대한 방기 아닌
방기의 비틀린 상이 등장하는 걸까
그것도 지나치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두 모습(타자와 나)으로 말이다
가족(아버지)에 대한 부재를 담백한 시선으로 그려진 소설들도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일상을, 내밀하게 포착하는 시선은
아주 날카롭게 표현한 몇몇 단편소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루 일상성의 동선에 따라 투영되는 풍경이 그렇고 그렇겠지만
관찰자로서의 화자인『나는 편의점에 간다』는 먼저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다
입고 먹는 행위가 편의점에 널려있는
상품들이 필요한 것처럼 기본적인 생계로 연결되어 있다
김애란은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소비에 관한 이야기를
주최자인 고유한 행위자 입장에서
혹은 드러나고 싶지 않은 불특정자가 되어 시선을 곳곳에 돌린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편의점 세 군데가 있어 하루는 저곳에 하루는 이곳에
또 하루는 다른 곳을 가보는 일상이 그냥 일상이 아니다
살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한 소비패턴을 그녀는
편의점에서 행사하는 것이다
그곳이 큐마트든,세븐일레븐든,패닐리마트든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
소비자가 되어 동선에 따라 발길을 옮긴다
“그리하여 나는 편의점에 간다. 많게는 하루에 몇 번, 적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나는 편의점에 간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사이. 내겐 반드시 무언가 필요하다.” -57쪽-
아홉 편의 단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종이 물고기』이다
글쓰기에 대한 작가적인 표현은 어떨까. 늘 궁금해지곤 하는데
특히 김애란의 글쓰기란 무엇일까
어떤 식의 상상력과 어떤 식의 습관을 가지고 글을 쓸까
그녀의 생각들, 좋아하는 것들, 싫어하는 것들, 아니면
그녀의 인생관도 궁금하고 그렇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으레 그 작가가 뭐든 궁금해지고 그와 또는
그녀와 마주 앉아 차라도 한잔하고 싶어진다
아무튼 『종이 물고기』에서의 주인공은 이십 대로서
가난한 집안의 별 볼일 없는 청년이다
그 별 볼일 없는 그는 집안 벽면에 온통 신문지로 덮인 곳에서
자란 환경이지만 그 신문이 그의 유일한 놀이터다
그 신문지에 잡힌 활자들을 보며 이미 글자를 터득하고 어느 순간
그는 글쓰기에 몰입한다
결국 도시로 독립하여 허름한 옥탑방을 얻어 생활하면서 벽면을
포스트잇으로 가득 채워간다
첫 번째 벽면은 그가 읽었던 책에서 좋아하는 행간을 적은 것이고
두 번째 벽면 위엔 자신이 관한 실제 이야기들이고
세 번째 벽면에는 스쳐가는 생각이나 단어들을 기록해둔 것이고
네 번째 벽면엔 공사장 인부들의 걸쭉한 대화들을 옮겨 적은 것이다
그 포스트잇들은 나중에 세상에 내보내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고 과정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가 기거하고 있는 옥탑방에 금이 가는 바람에
폭삭 주저앉고 만다
결국 방안 가득 매웠던 포스트잇은 무너져버린 폐허 속에 묻혀버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그는 오열한다
“달달 떨리는 손으로 꼬깃꼬깃 구겨진 포스트잇을 펴보았다
그가 쓴 소설의 한 구절이었다
그는 침도 별로 없는 입을 열며 우리에게 처음으로 말했다
그것을 어쩌면 희망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그것을 읽고 한동안 꺼이꺼이 울었다. ” -219쪽-
글쓰기의 원천인 꿈의 일부분이 종이 물고기가 되어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그 욕망은 아직 희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포스트잇이 종이 물고기로 변하고 창조적인 진화를 꿈꾸는
바로 그런 생명의 분출을 도약으로 한 단계 뛰어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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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1-27 12:03
산울림(1977~~)
김창완 (보컬, 기타) 김창훈 (세컨드기타,베이스,건반) 김창익(드럼)
1977년 1집 [아니 벌써]로 데뷔
197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말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한국 록의 한 획을 그은 선구자 격인 밴드이기도 하다
모던록, 사이키델릭록, 아트록 등등 다양한 실험적인 정신과 함께
산울림의 탄생은 한국 음악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작인 센드 페블브의 "나 어떻게''는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의 작사 작곡이기도 하다
1978년 산울림의 2집 앨범 [내 마음의 주단은 깔고]는 싸이델릭한 독특한 음악세계를
보여주면서 그들의 진정성 있는 다양한 음악적 성향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6년 14집을 준비하는 중에 캐나다에 머물고 있던 막내 김창익의 죽음으로
산울림 밴드는 해제를 하고 만다
2008년 1집~13집과 동요 4집까지 모두 엮은 The Story of Sanullim -
Complete Studio Recordings를 발매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창완이 김창완밴드로 활동을, 김창훈이 김창훈과 블랙스톤즈를
만들어 각자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독보적이고 개성이 강한 산울림에 대한 호평 일색인지라
이미 해체된 밴드지만 그들이 걸어왔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음악적 울림들을 다시 한번 감흥으로 전달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산울림의 곡 중에서 선호하는 게 있다면
'그래 걷자' '해바라기가 있는 정물' '오후' '어느 비 내리던 날'
'당신이 날 불러주기 전에는' '꼬마야' '꿈' 등등 수많은 넘버들을 사랑한다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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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1-14 02:52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 스(금지어라 부득이 띄어쓰기를 했음)가 쓴
이 책은 단순한 의학 보고서가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문학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할 때는 그야말로 지적인 호기심 반, 의구심 반이 전부였었다
책 제목부터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 구미가 먼저 당긴 건 사실...
제1부 '상실'
제2부"과잉'
제3부'이행'
제4부 '단순함의 세계'
각 4부로 나누어진 특징 있는 환자들의 체험을 통한
작가의 남다른 인간애가 감동 있게 전해진다
먼저 '상실'의 시작으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음악교사인 P의 시각 인식 불능증 환자의 이상 증세를 다뤘거나
그리고 다른 병례를 들어 기억상실증이나 코르사코프 증후군에 대한 환자들의 상태를
작가의 예리한 관찰로 써 내려가고 있다
육체라는 건 의학적으로 볼 때 어느 한 부위가 손상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건 당연지사다
가령 신경세포에 하나라도 이상이 있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직면하게 되는데
어떤 환자의 경우는 자신의 몸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인지를 못 한다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사물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그것이 너무나 단순하고 친숙하기 때문에
우리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늘 눈앞에 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으로 탐구해야 하는 것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법이다."
인간의 가장 고유한 감각의 중요성을 그저 놓치고 지나가는데
그 고유 감각을 잃을 때 비로소 심각한 상태로 놓이는 것이다
아무튼 작가의 눈은 환자들의 비극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을 극복하려는 또 다른 다양한 인간상을 따스하게 껴안고 있다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결함이 많은 환자들의 경우
올리버는 지적한다.. 그들에게는 불가사의한 천재적인 면모도 곧잘 드러난다고..
저능아라 할지라도 다른 이면에는 천재적인 놀라운 기억력 같은 임상사례를 경험했다고..
아무튼 이 책을 읽어가는 내내 적잖은 충격으로 혼미한 미로 속을 걷는 느낌이 강했다
책 내용에서 느끼는 작가의 의학적인 식견이나 환자들을 다루는 인간애보다
세상에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은 게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컸다
흔히 말하는 개념.. 정상인, 비정상인의 구분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을 심어준 책....
더불어 책 속에 들어있는 주인공들의 병적인 자신의 삶을 극복하려는 의지야말로 고귀한
생의 승리자가 아닐지 조심스럽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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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1-10 02:39
김영동 (1951~)
충남 홍성 출생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악 대금 연주자이다
1970년대부터 마당극과 연극의 음악을 담당하면서 세인에게 알려 지기 시작했다
국악가요, 영화 및 연극의 배경음악, 명상음악, 국악동요 등 여러 음악 분야에 우리의 전통음악을 접목시켜
국악의 현대화 작업 및 대중화를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2000년 초반엔 경기도립 국악단과 서울 시립국악단 상임 감독을 역임하면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김영동의 음악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국악을 일반 대중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던 음악가다
'초원'이라는 음악만 해도 처음 접했을 당시 바로 듣고 좋아했었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음악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들어도 듣기가 좋다
그 외 영화 '어둠의 자식들'의 배경음악이었던 '어디로 갈꺼나'같은 음악은 80년대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던 곡이기도....그러고 보니 김영동은 1980년대에 영화음악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KBS TV문학관 '삼포 가는 길'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황석영의 작품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우리의 음악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해온 김영동은 순수와 크로스 오버의 벽을 허물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시대의 표상이다
국악이 기존의 전통 유지만을 고집해서는 안 되며 현대 한국인의 생활에 맞게 한국 대중과 대화하고
현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이선희의 8번째 음반에서 그 해법을 말하고 있으며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음반에서는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회, 환경문제를 소재로
직접 쓴 글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어 발표했다
어린이 노래 그룹 작은 평화가 참여하고 김영동 자신도 ‘흘러가네’라는 곡을 부른 이 앨범에는
"우리보곤 질서 지켜라 그래놓고/ 새치기에 음주운전/ 과속에 신호위반/ 우리보곤 정직해라 그래놓고/
앞으로는 근엄한 척 뒤로는 뇌물 받고”와 같은 시사성 짙은 가사들로 현실 참여화의 방법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중성을 획득했을지라도 때가 되면 과거의 작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있는 용기도 있다”며
자신이 국악인으로 불리는 것을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자유주의자 김영동은 1999년 전통악기 훈을 사용해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고자 한 [바람의 소리]로 영혼과 교감하는 신비로움을 형상화했으며
2000년에는 여성 성직자들의 모임인 삼소희에서 보고 느낀 충격을 음반으로 만든 [화해]를 발표했다
우리 음악이 세계화되기 전에 국내에서 대중화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그는
우리의 음악을 가지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공연을 해보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영동: 작곡(편곡) 대금 연주자: 김영동 [삼포 가는 길] (1981)
이 음반에는 연극 '한네의 승천' 드라마 '삼포 가는 길' 영화 '꼬방 동네 사람들' '어둠의 자식들'들이 수록
음악 평론가 윤중강은 김영동의 음악을 매우 회화적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연극이나 드라마,영화를 통한 대중성과 가까이에서 머물고자 했던 그만의 음악 세계가 아름답기도 하다
한 때 1970년대 문화운동을 이끌었던 김지하, 임진택,채희완 황석영과도 교류했다
대금 연주라로서 또는 작곡가로서 국악을 알리는데 온 심혈을 기울인 김영동의 음악적 기품에 박수를 보낸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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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2-24 08:34
그녀의 일생을 편협하게나마 엿보길 바랐다
혜린의 생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공감하길 바랐다
그녀의 온몸으로 살았던 고독한 짧은 생애를 고스란히 느껴보길 바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함께 따라오는 법,
결과적으로는 지나친 실망감만 안겨다 준 책이었음을.....
정도상이라는 작가의 입을 통하여 소설이라는 픽션에 덧입혀진
전혜린이라는 인물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결과만 낳았다
육체적인 묘사에만 치중한 제3류 소설가처럼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혜린의 생애를 한 모티브만 널브러지게 서사한 게 독이었음을...
그 여자 전혜린을 읽고 난 소감은
그녀, 혜린을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왜?
소설로 미화시켜버리기엔 그녀의 생애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기에...
31살의 나이에 전설이 되어버린 전혜린의 생애가
나의 삶의 한 부분과 중첩으로 엮어 무거운 정신의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갈망만 깊어지는 건 또 어찌 설명해야 할지......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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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2-20 07:29
한국 포크계의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이 총집합된 앨범들이 보인다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레트로의 정서가 그대로 묻어 나오는
저들의 군더더기 없고 따스함이 배어있는 담백한 포크 감성을 만나 볼 수 있다
한국 포크의 Classic [뚜와 에 무와] 히트 앨범 제1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한 뚜와 에 무아의 2기인 한인경, 이필원의 모습도 보인다
주옥같은 목소리 [뚜와 에 무와] 제1기인 이필원, 박인희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스테디셀러
원음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Vintage Analogue 리마스터링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드 포크 팬들에게 익히 알려진 '이사 가는 날''곡예사의 첫사랑'의 주인공
박경애(&주정이)가 속한 듀오 [산이슬]의 앨범 재킷도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통기타와 장발, 청바지는 한 시대의 상징물로써 포크 음악은 70'년대 청춘들에게 해방구였다
한때 70'년대 통기타 문화의 현주소였던 세시봉 열풍이 대단했었다
당시의 문화와 정서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은 물론 디지털 세대인 20, 30대 젊은이들까지 가세하여
그 복고의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몰랐다
한때의 우상이던 세시봉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공연마다 성황을 누리며 이들의 음악이
새삼 화제를 이뤄 신세대까지 합류하게 된 열풍 근원은 무엇일까
통기타와 장발, 청바지로 대변되는 70'년대 청춘들에게 포크 음악은 시대의 암울함으로 인해 통제되고
억눌린 열정을 해소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음악이 있어 자유로운 우드스탁, 우리 식의 해방구였다
시대의 아픔과 사유적인 일상들을 지금껏 듣도 못한 그들만의 어법으로 표현한 가락에
대중들은 열광했고, 통기타 하나에 결집하여 소리 모아 둥글게 부르는 합창들이 골방에서, 교정에서
거리에서, 언제 어디에서나 울려 퍼졌다
퇴폐와 반체제적이라는 이유로 옥죄고 강압적 금지 조치를 당했지만 오히려 주옥같은
음악의 정수들이 이 시기에 집중하여 탄생하는, 포크가요의 르네상스 시절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은 기억이고 이야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우리가 살아온 시절의 자화상이 음악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오래된 좋은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우리가 잊고 살아온 세상, 감성의 지층에
화석처럼 보존된 저마다 심연의 깊은 울림이 되살아나는 체험이기도 하다
현재의 아날로그 복고 열풍은 청년문화를 경험한 세대들에게 지난 시절 추억의 편린들을
꿰맞춰 회상하는 마음으로 다가서고, 반면에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그 아날로그적 낭만에 대한
동경과 진정성에 대한 공감이 따스하게 와닿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음악이란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치유와 합일의 덕목을 갖추었음을 최근의 현상이 대변하고 있다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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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zan오빠 (@kim1961)2024-12-16 15:31
겨울 털머위 /김승기
꽃이 없다고 추워 마라
겨울이라고 어찌 꽃이 없겠느냐
샛노랗게 환한 등불을 켜고
남쪽의 따뜻한 편지 쓰고 있나니
바스락거리는 낙엽 하나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그대여
그리움 깊어 추울 때는
독감 홀로 앓지 말고 내게로 오라
얼음바람에 바싹 마른 햇빛이
가루 되어 부서져도
여름내 뜨겁게 살아온 힘줄 다시 불끈 솟아
반짝반짝 빛나는 웃음 보아라
말갛게 씻긴 하늘 아래
어느 기쁨인들 이만하랴
별도 겨울밤에 더욱 빛나듯이
겨울에 피는 꽃이 더 밝지 않겠느냐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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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2-13 02:02
내방에 있는 책장에 꽂아있던 저 노트들에 눈이 가 닿았던 건 아마
무수한 시간이 호수처럼 저 안에 고여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기나 습작, 혹은 잡다한 메모가 저 노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독한 자아나 가볍게 데인 상처도 가식 없는 문장으로 그대로 녹아 있다
휘청거리는 허약한 한 사람, 깊은 슬픔과 어설픈 감성이 공백 가득한 노트에
내 마음을 적어보는 일,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은 일상의 리듬 같은 거나 다름없다
책꽂이에서 가만히 걸어 나오는 질서 없지만 나의 문장에 입힌 삶을 읽을 수 있다
헛된 착각 속에 빠져 살 때도 있었지만 삶의 가장 중심엔 쓰라린 고통으로 얼룩진
입체적인 이해하고 싶지 않은 표정이 있다
그 표정엔 자신을 돌보며 보살피는 자기애까지 보이지만 결국 그 안엔 나약함이 존재한다
그 나약함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고 노트에 쓰고 또 썼다를 반복했는지 모른다
글로 배설하는 것들 역시 비록 내 심장 안에 담긴 것들이 빠져나온 거지만 무심히
내 안에 나를 가둔 채 존재 이유를 묻는다
내 삶에서 도래 내고 싶은 어느 한순간을 지우고 싶은 그래서 삶에서 리셋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던가
저 노트에서 전해지는 불행만은 자신에게 꺼내 보여주고 싶진 않다
행복했던 순간일지라도 알록달록 화려한 문장으로 적어내려 갔던 박제된 시간을
더더욱 꺼내보고 싶진 않다
다만 세월의 무게에서 느껴졌던 날선 마음을 정화시켜주었던 삶의 비밀 같은
저 빛바랜 노트를 아끼고 사랑한다
시간을 인내하며 잘 버터 준 서사를 품고 있는 나의 문장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앞으로도 나의 고백은 내면의 밝은 빛을 밖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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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2-02 08:07
1980년 5월 8일, 광주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도저히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되는 엄청난 역사적인 비극이 일어났던 그날,
그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고 간단히 치부하기엔 그 시대를 살았던 나 자신과
또한 살아남은 자들과 함께 수많은 희생자들에게 왠지 죄를 짓고 있는 것처럼
가슴팍이 답답해 온다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오고 있을까?
아직도 너를 기다리는 손길이 있기에 그 시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그마한 소년은 살아있음이 분명하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눈길이 머무는 동안 마음의 동요가 금세 일어나는 동시에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려 혼났다
픽션의 소설이라고 하지만 한강이 5.18 당시 실제 존재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자료를 모아 완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 구석구석마다 믿을 수 없는 피 터지는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는데
아무 죄도 없는 선량한 시민들이 계엄군한테 무차별적으로 학살되는
시대적 희생 앞에 할 말을 잃는다
절대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직접적으로 경험했던
사람들의 현장 있는 생생한 육성을 들어보는 것도 참 불편하다
불편하기에 그 불편함이 배가되어 분노와 울분으로 바뀌는 걸 본다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전혀 다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은 것처럼 너는 혼란스러웠다." -17쪽-
겨우 중학생인 열여섯 살 밖에 안된 소년이 어찌 저런 이야기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도 소년은 어른 못지않은 용기로 누나, 형들을 돕는 의젓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눈앞에 펼쳐지는 비극을 외면할 수 없었다
수많은 사체들의 널브러진 비참한 형국이 가져다주는 현실이
그 소년을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친구 정대가 군인들에게 그대로 당하는 장면을 보고도
소년은 도망쳐야만 했던 죗값을 치러야만 했을 것이다
"캄캄한 이 덤불숲에서 내가 붙들어야 할 기억이 바로 그거였어.
내가 아직 몸을 가지고 있었던 그 밤의 모든 것. 늦은 밤 창문으로 불어 들어오던
습기 찬 바람. 그게 벗은 발등에 부드럽게 닿던 감촉. 잠든 누나로부터 희미하게 날아오는
로션과 파스 냄새.(.....) 누나가 두 번 쓰다듬어준 내 얼굴. 누나가 사랑한 내 눈 감은 얼굴.
-55쪽-
이미 사망하고 난 후 정대는 혼이 되어 자신의 죽은 육체 덩어리를 지켜보는 일,
그 얼마나 견디기 힘겨운 상황이겠는가
반면 아무렇지도 않은 무덤덤한 얼굴로 수많은 희생자들을 열십자로 쌓아 심지어
나중에는 불로 지른 뒤 태워버리는 잔혹한 군인들의 모습이 더더욱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
죽은 자와 죽음으로부터 끝내 살아남은 자들의 끊임없는 불치의 통증은
그래서 감당하기엔 그 무게가 너무나도 크다
그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라고 하기엔 그 상처가 깊기에 떠나간 자들과 떠나온 자들의
순결했던 또는 치열했던 그 역사 속으로 또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참상을 뒤로하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우리는 마냥 즐겁게 웃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명치를 죄어오는 통증이 느껴졌어.
공포 때문인지 반가움 때문인지 알 수 없었어.
마침내 난 몸을 일으켰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어가 문 앞에 멈췄어.
방이 건조해 문고리에 걸어뒀던 물수건이 어둠 속에 희끗하게 드러나 있었어.
소리는 거기서 들린 거였어.
거기서 물방울들이 끝없이 떨어져 장판 바닥을 흠뻑 적시고 있었어." -139쪽-
선주는 살아남았지만 살아남은 자로서의 고통은 과거 끔찍했던 고통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안전한 삶을 계속할 수 없다
목숨을 부지하는 일, 파괴된 영혼과 함께 그래도 살아가는 일, 선주와 성희에게
그처럼 버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5.18을 직접 경험했던 그들을 대신해 가해자들을 단죄할 분명한 명분이 있음에도
역사는 법은 아직도 뭔가 꺼림칙한 미제 사건처럼 남아있다
1980년 5월 18일,
명확한 증언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잔혹한 참상의 실상들이 있음에도
가해자들은 아직도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그 사실은 분개를 넘어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역사가 풀어내야 할 과업이 아닐까 한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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