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ckey's Music & Book, Life
♪∬ Music Hol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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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신원
미키‿.。🜸(@dhrdu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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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1-29 07:14
레코드판의 재킷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마르타 아르헤리치도 보이고
라자르 베르만, 블라드미르 호로비츠의 모습도 보인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피아노 연주를 듣다 보니 생각나는 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보 포고렐리치와 연결해서 한 일화가 떠오른다
1980년 쇼팽 콩쿠르에서 그녀가 눈여겨봤던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가
출전했는데.. 당연히 이보가 우승할 거라 여겼지만 결과는 베트남의 당타이손이 차지했다
마르타는 당시 심사위원으로 그 자리에 있었지만 불만의 표출로 대회장을 나가버리는
에피소드야말로 이보 포고렐리치를 유명세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아무튼 1965년 국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명성답게
카리스마 있는 연주 모습은 다양한 작곡가와의 만남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지난 3월 23일 타계한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인 마우리치오 폴리니와 차별화된
피아노 연주가 매혹적인 마르타 아르헤리치....불현듯 갑자기 Friedrich Gulda가 연주하는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이 듣고 싶어진다
요즘 국내 음악가 중 임윤찬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임윤찬은 한국 연주가로서 최초로 그라모폰상에서 피아노 부문,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이 전에 이미 2022년 18세 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임윤찬은 순수예술 대중들에게 각광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임윤찬의 자유자재의 화려한 테크닉은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놀라운 연주가 탄생하는데
그가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차이콥스키의 연주에서는 완급 조절 능력까지 나이답지 않은
프로페셔널의 실력마저 갖춘 앞으로 기대가 많은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주가들의 데뷔 무대는 주로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을 하면 그에 따른
세간의 관심과 유명 레이블에서 앨범을 내면서 출발하게 된다
클래식 장르 역시 스폰스가 받쳐 줘야 연주가로서의 꽃길이 보장된다고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국가 차원이나 단체 , 또는 개인적인 도움과 배경이 보장되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각자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것도 이름이 알려진 연주가에 한 하여 저런 스폰서가 가능하지 아직 아웃사이드에서
자신의 노력만으로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예술가들이 많다
천재성과 실력이 출중한데도 불구하고 경제적 지원이 적은 어려움 때문에
중도에서 포기하는 예술가들이 많은 현실 자체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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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1-22 02:35
요즘의 나, 신경이 한층 날카롭고 예민해 있다
그 예민해 있는 원인을 굳이 글로 밝힐 필요야 없지 않은가
이곳 로그의 글 역시 자신만을 위한 공간이자 스스로
작은 위로를 위한 단편적인 재채기에 불과한 그런 곳이다
아무도 나의 삶에 관심도 그렇다고 호기심조차 없을 것이다
각자의 삶에 관여하는 것에 귀찮은 세상, 문장 한 글귀 조차 읽기
귀찮아하는 세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혼자 조용히 견디는 것에 익숙해 정적을 깨우는 새벽과 더불어
삶의 생기를 잃었지만 과묵한 혀에서 빠져나오려 애를 쓰는 것이다
쓸쓸함이 묻어 나오는 시간 서늘하면서도 처연한 슬픔이 동반하면서
가슴 한구석이 금이 가기 시작한다
고단한 삶을 어루만져 주는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
늘 산소처럼 가까이 있는 음악? 아니면 현실을 잠시 도피할 수 있는
다른 세상과의 만남인 책? 아니면 또 다른 비상구는 있기나 하는 걸까?
습기로 차가워진 새벽의 공기가 시간을 죽이고 있다
바람은 여전히 자고 있는 시간 낯선 통증을 느낀다
요즘의 나, 삶의 섬세한 결'과 울림'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저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토해 내고 싶은 피곤한 일상만 반복할 뿐
더 이상의 삶의 미덕을 기대하지 못한다
아이러니한 생의 순간순간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다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삶의 중심에서 비껴난 비틀어진 마음안에 필터링이 필요할지 모른다
인생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태엽이 있다면 어느 지점으로
돌아가길 바랄까? 잠시 과거의 맑고 순수했던 그 시기로 .....
지금의 나,를 외면하고 싶진 않지만 반전 있는 에피소드를 기대하진
않지만 일상의 소소함이 전해 주는 무거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건강한 눈으로 봐야 건강한 세상이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무미건조하고 절망만 남아 있는 현실의 무색무취이지만
귓가에 달싹 달라붙어 있는 말 한마디, 삶을 이기는 주술적인 말 한마디
"시간이 결빙되어 있다" 그 결빙이 풀리는 시간에 난 다시 살아날 것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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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1-18 12:36
최근 읽은 책 중 소설이 차지하는 장르가 극히 드문 건 의도적이진 않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작가도 없고 읽을 만한 소설책이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아서다
아무튼 작가 편애증이 약간 있다고도 할 수 있는 나의 독서 취향이
결국 전경린의 2010년의 소설을 읽게 만든 건 순전히 책 제목 때문이기도 하다
"풀밭 위의 식사"
마네의 작품 중 하나인 "풀밭 위의 식사"가 먼저 연상되는 전경린 소설을 단숨에 읽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까.....
그만큼 전경린만이 지니는 세밀한 언어 표현에서의 힘이 소설 곳곳에 깃든 탓이리라
16살 때 경험했던 깊은 비밀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주인공 누경의 이미 끝나버린
아니 앞으로도 진행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은 담고 있다
과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진 서강주와의 금지된 사랑과 현재 기현과의 짧은 편한 만남과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사랑 인서와의 만남을 예고한다
소설 내용은 다소 어둡게 침잠되어 있다
소설 초반에는 자신의 닫고 있던 마음의 문을 좀처럼 열려고 하지 않는 누경의 차가운 성향에
기현은 아찔한 사랑의 멀미를 느낀다
독자의 입장에서 소설 초반부를 대할 때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누경과 기현인 줄 착각한다
나중에서야 누경과 서강주와의 억눌린 사랑이 어둡게 깔려있음을 알게 되지만
점점 책장을 넘겨가면서 누경의 사랑이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 될 사랑임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
과거 누경이 일기장에 기록했던 시간들이 펼쳐지면서
사랑의 묘약을 마시게 되는 내밀한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드러내서도 안 되는 사랑, 집착해서도 안 되는 사랑, 소유해서도 결코 안 되는 사랑,
엄밀히 말하면 사회 통념상 금기시되는 사랑,
누경과 서강주는 그런 위험한 사랑을 진행하면서도 서로의 일상을 다치지 않게 한다
다만 공명이 없는 현실에서 잠시의 일탈을 꿈꾸는 일회성의 사랑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과거의 시간을 그대로 담아낸 (인내로 점철된) 진실의 사랑이라는 점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고통으로 얼룩진 사랑이지만 동시에 희열을 느끼는 누경과 서강주의 외줄 타기 사랑...
유리 파편처럼 다치기 쉬운 사랑으로 말미암아
누경은 스스로 고통을 억누르면서 시간을 견디는 법을 습득한다
어느 순간 사랑도 끝이 있음을 알게 되고 먼저 사랑을 멈춘다
그러므로 누구나 심장을 도려내는 극단의 통증을 동반한 사랑이 비록 오래 지속될지라도
언젠가는 시간 앞에 무뎌지기 마련이다
"마리안느 네가 원한 생은 무엇이었나?
깊숙이 은폐해버린 이별 없는 상처 위에 돋아난 몇 개의 이미지뿐인 공허한 매혹이
너를 이끌어오지 않았는가? 떠도는 이별과 이별 사이에서 너의 계절들은 어떤 삶을
어떤 정원을, 어떤 길을, 어떤 꽃과 얼굴을 그토록 좇고 있었는가?
3월의 바람처럼 무수한 들판 길들을 헤매며 삶의 먼 곳에서 네 고단한 꿈은 방황한다.
그러면서도 육식동물처럼 끊임없이 너를 괴롭힌 것은 발밑에 놓인 생존 자체의 진실
실은 너는, 단지 이곳에서 살아 있기 위해 그 많은 눈물은 흘리지 않았던가?" -209쪽-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랄까..... 표절과는 전혀 다른 문제지만
전경린(본명은 안애금)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녀가 좋아한다던 전혜린과
중첩되는 부분이 이 소설 속에서도 보인다는 것이다
전혜린의 일기 속에서 전해지는 생채기의 깨알 같은 아픔들과 강한 자의식이
고스란히 전경린에게서 알게 모르게 내게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치명적인 상처의 사랑을 체험했던 이들은 한 번쯤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한 사람은 사랑으로 인해 다치지 않는다는 작가의 전언을 되새겨 보길.....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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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1-18 04:48
Katia Cardenal (1963~)
Katia Cardenal는 니키라과 공화국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로서
Nueva Cancion의 바탕인 남미 특유의 감성을 잘 살리는 가수이기도 하다
16살 때 동생 살바도르와 함께 대중앞에 첫 선을 보인 후
듀오를 과르다바란코라 명명하였고 뉴에바 카시온의 절정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카티아는 동생과 듀오로 음악 활동했던 경험 삼아 미국과 유럽을 투어 공연하기도..
1984~1994년 까지 음악 교사로 일하다가 니키라과, 스웨덴, 노르웨이의 음악가들과
작업했던 카티아 카르데날은 그들과의 교감이 훗날 음악적 영감을 주기도 .....
카티아의 첫 앨범은 1999년 [Navegas Por Las Costas]를 발매하면서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앨범이 되기가 했다
2004년 Moka Discos 레이블과의 시작으로 카티아는 본격적인 뮤지션으로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을 오고 가며 왕성한 공연을 펼쳤다
Katia Cardenal의 음색은 부드러운 서정미와 이질감 없이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 주는 것처럼 섬세한 바람결과 순순한 꿈결 같은 온기를 전해주고 있다
카티아의 곡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면 'Brazos De Sol' 이 곡은
Alejandro Filio의 원곡으로 한 번 들으면 다시 듣고 싶은 마법의 아름다운 넘버이다
더불어 'Nocturno' 'Arullo Navideno' 'Arrurru'도 들을 만하다
무엇보다 실비오 로드리게스와 듀오로 불렀던 곡들과 Skruk와 함께 한 앨범 또한
카티아 카르데날의 맑은 감성을 그대로 전해주는 음악적 선물인 셈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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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1-15 03:06
오정희의 문체는 이미 작고한 문단의 거장인 박완서와 흡사하다
나만 그리 느낀 것인지 몰라도 아무튼 오정희와 박완서의 공통분모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단문보다 장문이 많은 것도 그렇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정곡을 찔러가며 때론 익살스럽게 때론 심장을 짓누르는
아픔을 섬세하게 전해주는 것도 그렇고 말이다
『 가을 여자 』라는 표제에서 알 수 있듯 가을은 여자에게 있어 헐벗은 마음과 함께
지루한 시간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자존감을 드러내는 계절이기도 하다
25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오정희의 소설의 힘은 뭐니 뭐니 해도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해주는 공감의 미덕일 게다
아주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드러나는 문장의 무늬와 색채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단편마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필력은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이기 전에 삶의 주체자로서의
자각을 깨닫게 해준다
가을에 몰래 찾아온 갑작스러운 사랑이라는 이물스러운 감성 앞에 잠시 주춤거렸던 그녀,
그녀도 여자이기에 뜨거운 심장을 어루만지고 달래야 하는 사랑을 [그 가을의 사랑]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그 사랑의 모습은 진지하지만 웃지 못할 반전 뒤에 오는 허무에
그만 맥을 놓게 만든다
"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안다면..... (.....) 나는 뒤틀리고 거친 삶 속에서 참 반듯하게 살고 싶어
구긴 옷을 정성껏 다리고 공들여 화장하면서 내 삶도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어지기를 바랐어.
멋부림은 내 생애에 대한 예의고 존중이야.
뒤틀린 삶에 대한 보복이나 꾸밈이 아닌 상처에 대한 깊은 사랑이야. 네가 보기엔 구역질 나는
겉멋이어도 내겐 처절한 생존방식이고 존재 증명인 셈이야." -73쪽-
오랜 시간 연인과의 만남이 깨지면서 급기야 결별하는 경진에게 위로를 주려고 만났을 때
그녀는 전혀 동요 없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나'는 격앙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힘들면 힘들다고 내색이라고 하면 친구로서 그 상처를 보듬어 줄 텐데
경진은 의외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배반감마저 든다
감정을 절제하며 산다는 것, 그게 불필요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의 비장함 일 것이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야 더 편한 사람이 있듯 그렇게.....
"그런데 봄 들어 새삼 귓가를 어지럽히는 소쩍새 울음소리라니. 그 소리에 연상되는 애틋한
사연도 없건만 한없이 적막하고 가슴 아프지 않았던가. 나이 탓인가.
늙어간다는 자각이 펄펄한 기를 꺾고 소년 시절의 치기와 감상벽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살아온 반생의 경험이 만사 크게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없다는, 이른바 '새옹지마'의 지혜를 가르치지만
문득문득 가슴을 후비는 우수, 비애라는 내부의 적은 다스리기 어려웠다. -166쪽-
[서정 시대]에서의 인철씨는 오십 나이에 품어야 하는 삶의 허무를 오늘도 견디고 있다
세월이 할퀴고 간 흔적은 비단 주름뿐만 아닐 것이다
내면의 협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하 수상하다
그 기류를 따라가다 보면 으레 만나게 되는 질곡이 있다
가을이 먼저 찾아오면 더불어 고독이라는 몹쓸 병까지 동반하듯 나이 들면
온갖 시름시름 앓는 게 많아진다
심신이 약해지고 곁에 반려자가 있어도 외롭다
그 외로움을 덜어내 줄 대상을 얻기란 힘들다
힘들기에 따른 비애감은 자꾸 자신을 작게 움츠려들게 하고
느닷없는 눈물까지 보인다
그래서 인생은 가을을 닮은 쓸쓸함이 고여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게다
"숨 가쁘게 살아온 생활의 이면에 자잘한 근심과 기쁨과 갈등, 다툼과 화해로 엮어진 세월이기도 했다.
생활에는 마이너스가 없다는 자기 위안으로 불만과 쓰라림을 삭이며 그런대로 자족하며 살아왔다.
인생에 있어 손익 계산이 과연 가능한 일이겠는가." -201쪽-
[40세]의 활란은 이사를 앞두고 이웃의 죽음을 목격한 후 겨우 쉰 살에 현세를 떠나야 하는
삶에 심상해 한다
집 평수를 넓히며 악착같이 살아왔던 40 평생, 행복에 대한 권리와 최상의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꿈꿔왔던 삶의 질이 아닌 것이다
자기 삶 속 갈피갈피에 숨어 있는 복병이 느닷없이 튀어나와 언제 덮칠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활란이 일탈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과 결과적으론 한 발 조차 내딛지 못한 채 눌러앉는
수동적 태도야 말로 의지박약해서가 아닌 삶의 안전지대를 벗어나기 싫어해서가 아닐까 싶다
"돈만 가지면 누구든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쩐지 억울하고 손해 보는 듯하지 않은가.
마음속의 소원이 물질로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인생은 얼마나 시시한가.
우리의 생애는 눈에 보이고 손에 쥐어지는 것 이상의 가치와 목표가 있다고 배워온 교육 탓인지
자신의 낭만적 성향 탓인지 모를 일이었다. 살아지는 대로 의지 없이 살겠다고 작정한 것이 아닌 이상
간절히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있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225쪽-
일상이 이미 친숙하고 익숙해진 관성에 별반 감동도 자극도 없는데 갑작스러운 탄성이 흘러나온다면
그건 아마 나이 듦에 따른 투명한 전율이 아닐까 한다
늘 반복으로 일관된 하루를 습관처럼 살아가는 [꽃 핀 날]의 화자 역시 어느 날 아침, 목련의 꽃망울이
터진 걸 보고 숨 막히는 떨림을 확인한다
그 온몸을 타고 흐르는 슬프고 맑은 비밀스러운 탄성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가치나 회복이라면 그리움으로 밀려오는 내 안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일,
오정희의 소설은 씁쓸한 일상이지만 자상한 위로의 시선을 흉금 없이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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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1-07 11:13
Carolyn Hester (1937~)
캐롤린 헤스터는 미국의 Folk 싱어송 라이터이다
1960년대부터 포크 르네상스 시기를 함께 한 그녀는
1958년 첫 번째 앨범 [Scarlet Ribbons]를 발매했다
1964년 Saturday Evening Post지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고
포크 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가수이기도 하다
1960년에 Richard Farina를 만나 결혼을 하였고 이 년이 안되어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1961년 밥 딜런을 음악적인 파트너로 만나게 되면서 남다른 인연을
갖는다... 하나의 에피소드라면 Paul Stookey와 Peter Yarrow..이리
셋이 트리오의 제안을 받았지만 Carolyn Hester는 거절한다
만약 피터 폴, 앤 마리가 아닌 피터 폴, 캐롤린이었더라면 어떤 포크음악이
탄생했을지 궁금해지는 일화이기도 .....
한때 캐롤린 헤스터는 정통적인 포크를 지향하다가 사이키델릭한 음악에
심취한 적도 있다
1969년 작곡가 데이비드 블루메와 재혼을 하면서 아웃포스트 레이블을 만든다
1980년에도 음반 제작과 투어에도 왕성한 활동을 했고
1992년엔 밥 딜런의 30주년 기념 콘서트에도 참여하는 등..
'Boots of Spanish Leather'를 공연하기도 했다
캐롤린 케스터의 포크 음악은 화려한 기교가 없으면서 군더더기도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보이스로 한 시대를 빛낸 싱어라고 할 수 있다
캐롤린의 곡 중에서는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라면 'Yarrow' 이 넘버와
'Virgin Mary' 'Just Follow Me' 'Dedicated' 정도로 들을만하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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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0-31 12:00
Amancio Prada (1949~)
스페인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아만시오 프라다는
1974년 앨범 [Vida e Morte]로 데뷔했다
Amancio Prada의 음악적 기반은 갈리시아/포루투갈 음유시인에서 기인
수많은 앨범 안에 고스란히 그의 영혼과 삶이 녹아 있다
플라멩코 스타일의 어쿠스틱 기타가 중심이 된 서정적인 음색과
시적 은유가 가득 찬 노랫말로 루이스 야치와 함께
노바 깐씨온(Nova Cancion)의 부흥을 이끌었던 뮤지션이기도 한
Amancio Prada....
그의 곡 중에서 'Romance Del Conde Arnaldos' 'Soneto Gongorino'
'Noche Oscura' 'El Mundo Que Yo No Viva'을 들으며
가을 햇살로 푸석푸석해진 마음을 어루만져 본다
어느새 가을은 11월 초입에 접어들었다
가을 감성으로 만나는 시와 음악과 좋은 사람들과
그리고 따스한 커피 한 잔이면 이 계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부끄러워라 -미키-
부끄러워라
가을을 꿈꾸는 불온한 취기가
술 한 잔을 더 비워내며
어디론지 가라고 한다
그곳이 어딘지 모르면서 끝 간 데 없이
무작정 떠나라고 한다
부끄러워라
태양의 발작이 여름을 상실한 채
속타는 뼈저린 시간 속으로
남모르게 가라고 한다
슬쩍 혼자서 몰래 가라고 한다
그곳이 어딘지 모르면서
마냥 떠나라고 한다
부끄러워라
하루에도 영원히 끝나지 않는
너덜한 욕망을 불사르고
머뭇거림 없이 가라고 한다
망설임 없이 가라고 한다
그곳이 어딘지 모르면서
온전히 떠나라고 한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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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0-29 08:29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은 이미 절판 상태라 부득이 중고매장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김중혁의 두 번째 소설집인 악기들의 도서관은 사실 기존의 정형화된
소설과는 사뭇 다른 독특함이 돋보였다고나 할까.....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사물들에게서 느껴지는
다양한 소리들과 내적 울림이 만만치 않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짝패들의 유쾌한 반란이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펼쳐지는 엇박자들이 흥미롭다
자동피아노 편에서 피아니스트 비토 제네베제가 흘린 말이 있다
"음악은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멸되는 것입니다.
어디에나 음악은 있습니다. 그 음악들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로
사라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지금 이곳 어딘가에도 음악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아니스트는 음을 만들어내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에 있는 음을 자신의 몸으로 소멸시키는 것이 피아니스트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저는 멀고 아스라한 소리들이 너무 좋습니다.
콘서트홀에 가지 않는 이유는 모든 소리들이 너무 가깝게 들리고
음악을 만들어내려는 피아니스트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13쪽
이미 학습화의 관념화된 유물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고유한 신념을 추구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사실 기존의 관습화된 원본의 가치를 파괴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우기란 더더욱 힘든 일이다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
묘한 여운을 던지기도 하는데
그의 소설에서는 화자인 나와 동성 간의 타자 사이에서 느껴지는
공동 의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취향의 공유를 관통하는 연대 의식과 언어에 반하는 전혀 다른
일그러진 언어의 덧입힘이 이 소설집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노, LP, 전자기타, 오르골, 합창 등에서 비롯된 소리들의 변주들에게서
김중혁이 뿜어대는 기형적 서사는 새롭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새로움이 리믹스로 태어나든 표절이라는 경계선에서 위험한 발상으로 엮이든
김중혁의 소설들은 아무튼 일반적이진 않다
본래의 원본 주의적 가치에의 복원을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시대착오적인 가공되지 않은 예술적 추구를 실행하는 일,
그 사실은 분명 아무나 할 수 없는 유쾌한 신세대적 발상의 전환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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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0-26 08:42
Luka Bloom (1955~)
아일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본명이 Kevin Barry Moore이다
루카 볼륨의 형 역시 같은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Christy Moore인데
음악적 성향도 비슷한 면이 있긴 하다
형인 크리스티 무어와 함께 투어에 참여하는 등 1976년 최초로
'Wave up to the Shore'을 녹음하면서 비로소 뮤지션의 첫발을 내보낸다
그의 데뷔 앨범인 [Treaty Stone]을 발매
1986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부터 Luka Bloom이라는 예명으로 음악 활동을
한다 (루카 블륨으로 예명을 지은 계기는 수잔 배가가 부른 아동 학대에
대한 노래 제목에서 루카를 참고한 거라고 한다
블륨은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인 '율리시스'에서 주인공의 이름을 선택)
1998년 아일랜드로 다시 돌아온 루카 블륨은 라이브 앨범과 스튜디오 앨범을
출시한다
2000년도에 발매된 앨범 안에는 우리 귀에 친숙한 넘버들이 가득하다
'Make You Feel My Love' 'Dancing Queen' 'Wishing On A Star'
등이 저 앨범 안에 수록되어 있다
Luka Bloom의 사운드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개성이 강한 것도 아니지만
어쿠스틱 기타와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며 음악을 창조해가는 루카 블륨의
포크 사운드는 소박하면서도 대중적 시선에서 좀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나 할까.....
수많은 앨범 가운데 한 장의 원탑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지만 어쨌든
루카 블륨의 형인 크리스티 무어와 동시대를 함께 하는 그의 음악적 행보가
앞으로 어찌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 즐겨듣는 곡 몇 곡을 꼽으라면
'Wishing on a Star' 'I Hear Her Like Lorelei' 'First Light Of Spring'
담백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부르는 그의 포크 감성을 올가을,
수면 위로 끄집어 내어 그의 음악과 더불어 잔잔한 물결 위에 편히 누워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어떨까.....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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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4-10-23 08:37
2024년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날아든 쾌보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그야말로 개인의 기쁨을 넘어
온 국민이 같이 축하해 주었던 축제라 할 수 있었다
다만 그중에 몇몇의 말도 안 되는 공격성 디스 기사가 있긴 했으나
한 개인의 일탈성 왜곡된 역사 인식과 비틀어진 작가 성향이라
치부하지만 아닌 건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한 귀퉁이의 어떤 기자의 기사 글을 보고 공감한 부분이 있었다
한강 작가를 가만 내버려두라는 글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기자의 글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은 사실 엄청난 관심과 무게를 동시에 가질
한강 작가의 심경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녀의 성향상 언론에 노출하는 것도 힘들 것이고 온 관심의 초점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거 자체가 어지러울 것이다
그래서인지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동안 조용하다 지난 17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한강의 소감은 일침의 한마디
"이제부터는 저와 연결하는 통로를 통일하여서 혼란과 수고, 제 주변 사람들의
부담을 없애고자 합니다"라고 언급했다
한강 작가 자신에 대한 가십과 온갖 억측에 관한 잘못된 보도에 대한
짧은 교통정리나 다름없는 저 말은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가짜 뉴스나 기형적인 논란이 얼마나 피곤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어느 개그 프로에서 한강 작가의 모습과 어눌한 말을 지나치게 풍자를 하지 않나
한 여성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두고 중국 작가가 받았어야 한다면서 심지어
한강 작가의 역사의식이 왜곡되었다는 지적질까지 했던 수상한(?) 저 여자는
대중의 뭇매와 고발까지 당하고 있다
저와 같은 받아들이기 힘든 풍자와 한 작가의 오만함은 참으로 기가 막힌 현실이다
한강의 문학을 두고 정치적으로 한때 블랙리스트였다는 둥 현재까지도
유해 도서로 선정되었다는 둥 그런 납득하기 곤란한 거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
문학을 이념 문제와 결부시키기 좋아하는 그들만의 세상을 난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순수문학으로서 한강 작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어느 순간 한강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보도는 희석되겠지만 그녀의 작품은
문학으로서의 가치가 꺼지지 않고 더욱 빛나기를 소원해 본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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